BEMANI/TOMOSUKE×Jazzin'park presents L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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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A / Diary 6(完)BEMANI/TOMOSUKE×Jazzin'park presents LANA 2020. 8. 25. 02:13
Diary :: Page [1] [2] [3] [4] [5] [6] [Diary 6] 당신은 선율에서 색채를 본 적이 있는가? 음악에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왜인가? 그것은 공기를 진동시키는 파장에 불과하다. 악보 상의 기호에 불과하다. 그 시절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슬픈 노래에 왜 눈믈을 흘리는가. 기쁜 노래에 왜 가슴이 뛰는가. 마치 마음이 여행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음악에 동요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았다" 교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뭐가 일어났지? 나는 그녀의 물음에 뭐라고 대답했던 것일까. 교수님은 떠났다. 그녀는 파괴되었다. 음악은 들려오지 않는다. 다시는 연주되지 않을 것이다. 잊어버리고 싶은 것은 잊히지 않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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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A / Diary 5BEMANI/TOMOSUKE×Jazzin'park presents LANA 2020. 8. 25. 02:01
Diary :: Page [1] [2] [3] [4] [5] [6] [Diary 5] 음악이 들려 온다. "마법의 수열"이 깜빡인다. 이 곡, 알고 있다. 나의 음악. "그녀"다. "그녀가 한 일"이다. 그녀는 데이터 따위가 아니었다. 이건 "나의 음악"이니까 당연히 알고 있다. 너무나도 좋아해서 당연히 기억하고 있다. 건져올려지고 있다 그녀의 손바닥으로 건져 올린다. 호두 속의 방은 텅 비어 있어서 쓰지 않는 방인 거야 생각해내면안돼생각해내면안돼생각해내면안돼생각해내면안돼 지금 생각해 내면 건져올려져 버린다. 소중한 것 정말로 소중한 것 그러니 생각해 내서는 안된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왜 때리는 거야? 내가 싫어서? 내가 방해가 돼서? 나쁜 짓은 하지도 않았는데. 무섭다. 나는 널 용서하지 않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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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A / Diary 4BEMANI/TOMOSUKE×Jazzin'park presents LANA 2020. 8. 25. 01:52
Diary :: Page [1] [2] [3] [4] [5] [6] [Diary 4] 새하얀 한겨울. 학교 안의 외딴 작은 섬. 이 연구실은 외따로 고립되어 있다. 어떤 시에 "호두 안에는 쓰지 않은 방"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참으로 그런 분위기. 호두 열매에는 우뇌와 좌뇌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연구실은 우뇌와 좌뇌를 감싸는 호두 껍데기. 할당을 받은 건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드디어인가. 겨우 마음에 들었는데. 아무리 단단한 껍데기를 지켜도, 간단히 깨부수어져 버린다. 나도 이제부터 처신을 생각해야겠지. 순간적인 감각은 계속 나에게 들러붙고 있다. 머그컵이 깨진 순간. 상자의 리본을 풀어헤친 순간. 잠든 그의 안경을 벗긴 순간. 감각은 감정과 다르다.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더욱 "폭발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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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A / Diary 3BEMANI/TOMOSUKE×Jazzin'park presents LANA 2020. 8. 25. 01:33
Diary :: Page [1] [2] [3] [4] [5] [6] [Diary 3] 기쁜 일이다! 주말에 현관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구석에서 귀걸이 발견! 코트를 걸칠 때 걸려서 떨어진 모양이다. 포기하려고 할 때 발견된다. 그것이 약속. 또 하나, 기쁜(?) 일. 이유는 모르겠지만. "교수님의 음악"이 내 마음을 씻어 주는 느낌이 들게 되었다. "마법의 수열"이 나에게 마법을 일으킨 것이다. 그동안 걸리적거렸던 불온한 가시. 친구들과 크게 웃고 떠든 뒤의 고양감.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긍정도 부정도, 파도치는 모든 것들을 건져올리는 손바닥. 부드러운 기분이 든다. 이 연구실이 좋아졌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속될까. 대학원 측에서는 교수님의 성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모양이다. 확실히 노벨상 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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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A / Diary 2BEMANI/TOMOSUKE×Jazzin'park presents LANA 2020. 8. 25. 01:10
Diary :: Page [1] [2] [3] [4] [5] [6] [Diary 2] 고등학교 때 피어싱을 뚫었다. 친구가 권총처럼 생긴 기계로 뚫어 줬다. 나는 우등생이어서 선생님들의 화젯거리였다. 그래서 교칙에 위반되는 피어싱 구멍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었다. 머리카락을 땋아 내려서 최대한 귀가 보이지 않도록 했다. 졸업식 뒤, 선생님이 작은 상자를 주시면서 "알고 있었어"라며 웃으셨다. 상자의 리본을 풀자 안에는 문스톤으로 된 귀걸이가 들어 있었다. 결국 그 귀걸이는 찾지 못했다. 포기하자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해도 아래를 보면서 걷게 돼 버린다. 잊어 버리는 게 더 편할 텐데. 나머지 한 쪽도 버려 버릴까. 또 음악이 들려 온다. 교수님은 모니터를 보고 있다. 금방 뭔가가 일어났다. 마법의 수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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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A / Diary 1BEMANI/TOMOSUKE×Jazzin'park presents LANA 2016. 4. 9. 19:25
Diary :: Page [1] [2] [3] [4] [5] [6][Diary 1] 여름이 끝날 때 산 트렌치코트, 드디어 입었다!서늘하다기보단 쌀쌀한 아침. 오늘도 8시에 연구실로.역시 교수님은 먼저 오셔서는 모니터를 끌어안으려는 듯한 새우등으로 작업 중이다.소중한 데이터겠지. 나는 잘 모르겠다.교수님은 항상 나보다 먼저 와서 늦게 들어가신다.내가 데이터를 훔쳐볼 거라고 의심하시는 걸까.과묵하신 분인지라 대화는 최소한. 알 수 없는 일들 뿐이다. 비좁고, 낡고, 어두컴컴하고,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나는 방.학교 안의 외딴 작은 섬. 나는 여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커피를 마시고, 청소를 하면서 파일을 정리한다. 파일의 내용은 암호 같아서 의미를 알 수가 없다.그 뒤로는, 시간을 때우는 수밖..